내가 바란 여름은..

내가 바란 여름은 이런 게 아니었는데

마당에서 마루 밑으로 포도알이 
떼구르르 굴러오는 소리 들리고
대문 앞에선 누렁이 하품을 하고 
낮게 나는 잠자리의 날갯짓도 들려

덜 말린 지푸라기 태우는 늦은 저녁에
하늘의 달과 별의 은은한 조명 사이로
스테레오로 연주하는 풀벌레들의 노래
모두가 즐거워 껍질만 남은 수박처럼

어디로 가버렸나 그때의 
다디단 솜사탕은 어디에
높이높이 구름에 딸려 
저 멀리 흘러가고 있는 건 아닐까
어디로 가버렸나 그때의 
다디단 솜사탕은 어디에
높이높이 구름에 딸려 
저 멀리 흘러가고 있는 건 아닐까

내가 바란 여름은 이런 게 아니었는데
내가 바란 여름은 이런 게 아니었는데
내가 바란 여름은 이런 게 아니었는데
내가 바란 여름은 이런 게 아니었는데

모락모락 프로젝트 일곱 번째 뮤지션, '윤제'의 [내가 바란 여름은 이런 게 아니었는데]

“오래 전에 썼던 글을 다시금 보게 되었다. 그 때 여름도 올해와 다르지 않았다고 생각하다가 갑자기 쓰여지게 되었다. 하지만 언제든 꼭 한번 만들어보고 싶은 주제였다고 말하고 싶다. 계절과 관련된 곡들이 주로 많다고 하는 질문에 사계절이라고 해마다 같은 것이 아니다, 사람도 그렇지 않느냐고 대답했다. 주로 많다는 것의 의미는 내가 살아가는 세상의 온도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쨍한 여름이 사라졌다. 맴맴 우는 노란 하늘과 싱그러운 냄새의 밤하늘이 그 때엔 있었고 지금은 없다. 그만한 여유가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도시에 살고부터 생각의 여름이 짧아졌는지도 모르겠다. 여름에 대한 향수에 젖어들 무렵 올해 여름도 끝을 향해 또 다른 시작을 향해 치닫는다.”

[Credit]
Produced by Yunje
Written by Yunje
Composed by Yunje
Arranged by Yunje
Acoustic Guitar & Vocal by Yunje, 김산
ContraBass 최동일
Recorded & Mixed by Yunjer at Morock
Mastered by 이재수 at Sonority Mastering
Calligraphed by 최현주
Illustrated by 이선미
Design by 천피터